블로그에 쓴 글로 전자책을 만들 수 있다.

다만 글을 날짜순으로 모으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누구를 위한 책인지 정하고, 그 독자가 궁금해하는 순서에 맞춰 글을 재배치해야 한다. 반복되는 내용은 덜어내고, 글 사이에 빠진 설명과 예시를 보완하면 기존 글이 한 권의 원고가 된다.

나도 전자책을 만들어보겠다고 빈 문서를 연 적이 있다. 맨 윗줄에 ‘전자책 목차’라고 써놓고, 커서만 깜빡이는 화면을 한참 바라봤다.

‘뭔가 대단한 주제여야 하지 않을까.’

쓰려고 컴퓨터를 켰지만, 막상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았다. 그런데 정작 블로그에는 내가 겪은 일과 배운 것, 누군가에게 알려주고 싶어서 쓴 글들이 쌓여 있었다.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내려고 애쓰느라 이미 써둔 이야기를 놓치고 있었던 셈이다.

전자책을 직접 쓰고, 다른 사람의 책 기획과 제작을 돕는 일을 하면서 생각이 달라졌다.
책의 시작은 빈 문서일 수도 있지만, 내가 이미 쓴 글 목록일 수도 있다.

블로그 글과 전자책은 무엇이 다를까?

블로그 글은 보통 한 편씩 읽는다. 검색으로 들어온 독자는 궁금한 부분을 확인하고 나갈 수도 있다. 이전 글을 읽지 않았어도 이해할 수 있도록 쓰는 경우가 많다.

전자책은 여러 글이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되어야 한다. 독자가 처음부터 읽었을 때 생각이 정리되거나, 필요한 일을 순서대로 해볼 수 있어야 한다.

구분블로그 글전자책
읽는 단위개별 글 한 편하나의 주제로 연결된 여러 장
구성 기준글마다 다루는 질문이나 경험책 전체가 답하려는 질문
반복 설명글마다 필요할 수 있음중복을 줄이고 연결해야 함
독자가 얻는 것특정 정보나 한 번의 공감정리된 이해, 실행 과정, 연결된 이야기

예를 들어 블로그에 ‘전자책 주제 찾기’, ‘목차 만드는 법’, ‘초고 쓰기’가 각각 있다면, 세 글을 그대로 붙이기보다 독자가 주제를 정하고 목차를 만든 뒤 초고를 쓰도록 연결하는 편이 좋다.

에세이도 마찬가지다. 날짜가 다른 글이라도 ‘일을 그만둔 뒤 나를 다시 찾는 과정’이라는 흐름으로 묶으면 한 권의 이야기가 될 수 있다.

1. 글을 고르기 전에, 책을 읽을 사람부터 정한다

블로그 글로 전자책을 만들 때 가장 먼저 할 일은 글을 많이 모으는 것이 아니다.

이 책을 누가, 어떤 상황에서 읽을지 정하는 일이다.
즉, 기획을 먼저 해야한다.

‘글쓰기에 관심 있는 사람’은 범위가 넓다. 다음처럼 상황을 붙이면 책에 넣을 내용이 조금 더 분명해진다.

  • 블로그에 글은 쌓였지만 첫 전자책을 어떻게 시작할지 모르는 사람
  • 퇴사 후 자신의 경험을 정리해보고 싶은 사람
  • 독서 기록을 모아 자신만의 읽기 방법을 소개하고 싶은 사람

나는 다음 문장을 먼저 채워보는 방법을 권한다.

이 책은 __________한 사람이 __________할 수 있도록 돕는 책이다.

예를 들면 이렇게 쓸 수 있다.

이 책은 블로그에 글을 써온 사람이 기존 글을 선별하고 재구성해 첫 전자책 원고를 만들 수 있도록 돕는 책이다.

이 문장이 있으면 글을 고를 때 기준이 생긴다. 내가 좋아하는 글이어도 책의 목적과 관계가 적다면 다른 책의 재료로 남겨둘 수 있다.

2. 질문에 답이 되는 블로그 글을 모은다

독자를 정했다면 기존 글 목록을 펼쳐본다. 제목과 주소를 표에 모아두면 살펴보기 편하다.

처음부터 모든 글의 본문을 다시 읽을 필요는 없다. 제목을 보며 관련 글을 고르고, 후보가 모이면 내용을 확인한다.

기존 글 제목글이 답하는 질문책에 활용할 부분보완할 내용
전자책 부업, 무엇을 써야 할까? 내 경험도 주제가 될까?경험을 꺼내는 질문주제 선정 예시
이미 쓴 글에서 전자책 시작하기어떤 글을 골라야 할까?원문 선별 기준선별표
전자책 기획할 때 정할 것쓰기 전에 무엇을 정할까?독자와 목적 설정기획 사례

위 표는 정리 방법을 보여주기 위한 예시다. 중요한 것은 제목이 비슷한 글을 모으는 데서 끝내지 않고, 각 글이 독자의 어떤 질문에 답하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후보 글을 고를 때는 다음을 살펴보면 좋다.

  • 책의 독자에게 필요한 내용인가?
  • 내가 직접 겪거나 설명할 수 있는 내용인가?
  • 다른 글과 겹치지 않는 역할이 있는가?
  • 지금 읽어도 맞는 정보인가?
  • 더 알고 싶다는 질문이나 반응이 있었는가?

나는 조회수와 함께 독자의 질문을 살펴본다.

“그다음에는 어떻게 해요?”
“저 같은 경우에도 할 수 있나요?”

이런 질문은 글에서 더 설명할 부분을 알려준다. 다만 질문이나 댓글이 없다고 책의 재료가 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내가 반복해서 겪은 문제와 해결 과정도 충분히 검토할 만하다.

3. 발행 날짜 대신 독자의 질문 순서로 목차를 만든다

글을 모았다면 이제 순서를 바꿀 차례다.

블로그에서는 내가 쓰고 싶은 날에 글을 발행했다. 책에서는 독자가 이해하기 쉬운 순서로 배치해야 한다.

실용서라면 다음 흐름을 참고할 수 있다.

  1. 지금 어떤 문제를 겪고 있는가?
  2. 시작하기 전에 무엇을 정해야 하는가?
  3. 실제로 어떻게 진행하는가?
  4. 어디서 막히고, 어떻게 해결하는가?
  5. 완성한 뒤 무엇을 해야 하는가?

예를 들어 ‘블로그 글로 첫 전자책 만들기’라는 책의 목차는 이렇게 구성할 수 있다.

[ 블로그 글을 전자책으로 바꾸는 목차 예시 ]

1장. 내 블로그 글도 책이 될 수 있을까?

  • 블로그와 전자책의 차이
  • 실용서와 에세이 중 방향 정하기
  • 책을 읽을 독자와 목적 정하기

2장. 책에 넣을 글 고르기

  • 기존 글 목록 만들기
  • 같은 질문에 답하는 글 모으기
  • 남길 글과 뺄 글 구분하기

3장. 글 목록을 목차로 바꾸기

  • 독자가 궁금해하는 순서 찾기
  • 반복되는 내용 합치기
  • 빠진 질문과 설명 채우기

4장. 한 권의 원고로 다듬기

  • 문체와 용어 통일하기
  • 오래된 정보와 링크 확인하기
  • 예시와 실행 자료 보완하기

5장. 전자책 파일과 소개 준비하기

  • 판매할 곳의 파일 기준 확인하기
  • 표지와 책 소개 작성하기
  • 발행 전 최종 점검하기

이 목차를 만들고 나면 기존 글이 들어갈 자리가 보인다. 동시에 아직 쓰지 않은 부분도 드러난다.

빈 부분이 있다고 처음부터 다시 써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필요한 부분만 새로 쓰면 된다.

4. 반복은 줄이고, 빠진 설명은 채운다

블로그 글을 모아 읽으면 같은 설명이 여러 번 등장할 수 있다.

내가 어떤 일을 하는지 소개하는 문장, 같은 개념을 설명하는 부분, 매번 붙인 홍보 문구가 대표적이다. 한 편씩 읽을 때는 자연스럽지만 책에서 반복되면 흐름이 끊긴다.

반대로 블로그에서는 짧게 지나간 내용이 책에서는 자세한 설명을 필요로 하기도 한다.

‘독자를 정한다’고만 쓰면 독자는 여전히 막막할 수 있다. 독자를 정하는 질문과 실제 예시가 함께 있어야 해볼 수 있다.

나는 원고를 보완할 때 세 가지를 확인한다.

첫째, 이 글만 읽어도 이해할 수 있는가?

앞선 글이나 특정 링크를 읽어야 이해되는 부분이 있다면 필요한 설명을 넣는다.

둘째, 방법을 알려줬다면 해볼 수 있는가?

‘경험을 정리해보자’에서 끝내지 않고 질문, 표, 예시 중 하나를 더한다.

셋째, 경험과 일반적인 사실을 구분했는가?

내가 해본 방법은 나의 사례로 소개한다. 비용이나 플랫폼 이용 조건처럼 바뀔 수 있는 정보는 공식 안내를 확인하고 기준일을 적는다.

블로그에 이미 올린 글이라고 해서 검토가 끝난 원고는 아니다. 책으로 묶는 과정은 내 글을 다시 읽고 확인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5. AI에는 분류와 빈틈 찾기를 맡긴다

기존 글이 많다면 AI를 활용할 수 있다. 글을 주제별로 묶거나, 반복되는 부분과 설명이 부족한 부분을 찾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처음부터 “이 글들로 책 한 권 써줘”라고 부탁하면 내가 중요하게 생각한 경험이 줄어들거나, 원문에 없는 내용이 들어갈 수 있다.

그래서 작업을 나누는 편이 좋다.

먼저 글을 분류하고, 다음으로 목차를 검토하고, 그다음 장별로 수정한다.

블로그 글 분류용 프롬프트

아래 글들은 제가 직접 쓴 블로그 원문입니다.
이 글을 바탕으로 전자책을 기획하려고 합니다.

대상 독자: 블로그 글을 모아 첫 전자책을 만들고 싶은 초보자
책의 목적: 기존 글을 선별하고 재구성해 전자책 원고를 만드는 것

각 글을 다음 항목으로 정리해 주세요.

  1. 원문 제목
  2. 핵심 내용
  3. 독자의 어떤 질문에 답하는지
  4. 책에서 활용할 수 있는 부분
  5. 다른 글과 겹치는 부분
  6. 추가 설명이나 사실 확인이 필요한 부분

원문에 없는 경험이나 수치를 만들지 마세요. 아직 본문을 다시 쓰지 말고 분류 결과부터 보여주세요.

AI가 제안한 목차도 최종 답은 아니다. 내가 전하고 싶은 내용이 들어 있는지, 독자의 질문에 실제로 답하는지 직접 확인해야 한다.

블로그 글로 전자책 만들 때 자주 묻는 질문

블로그 글이 몇 개 있어야 전자책을 만들 수 있나요?

정해진 개수는 없다. 글의 수보다 책의 목적에 필요한 내용이 갖춰져 있는지가 중요하다. 글이 적다면 필요한 내용을 추가로 쓰고, 많다면 책과 관계없는 글을 덜어낸다.

블로그 글을 그대로 복사해서 판매해도 되나요?

직접 쓴 글이라도 외부 사진, 긴 인용문, 다른 사람의 자료가 포함되어 있다면 이용 조건을 확인해야 한다. 콘텐츠 사용에 관한 별도 계약이 있는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원고 구성에서도 수정이 필요하다. 글을 그대로 모으기보다 중복을 줄이고 순서를 정리해, 한 권으로 읽을 이유를 만드는 편이 좋다.

무료로 공개한 글인데 사람들이 돈을 주고 읽을까요?

무료로 공개한 내용이라는 이유만으로 구매 여부가 결정되지는 않는다. 다만 유료 책에는 독자가 비용을 지불할 이유가 있어야 한다.

흩어진 내용을 순서대로 정리하고, 추가 사례와 실행 자료를 제공하면 차이를 만들 수 있다. 이것이 판매를 보장하지는 않으므로, 독자의 관심과 반응도 확인해야 한다.

에세이와 일상 기록도 전자책으로 만들 수 있나요?

만들 수 있다. 실용서가 문제를 해결하는 순서로 구성된다면, 에세이는 시간의 흐름이나 감정의 변화, 하나의 주제로 연결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퇴사, 새로운 일, 실패, 다시 시작한 기록을 ‘나에게 맞는 일을 찾아가는 과정’으로 묶을 수 있다.

오늘은 책 한 권 대신, 글 한 편을 찾아보자

전자책을 만들겠다고 생각하면 제목도 정해야 하고, 목차도 짜야 하고, 표지도 만들어야 할 것 같다. 시작하기 전부터 할 일이 많아진다.

그래서 처음에는 작은 일 하나만 해보면 좋겠다.

내 블로그 글 목록을 열고, 누군가에게 다시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은 글 한 편을 고른다. 그리고 그 글 옆에 두 문장을 적는다.

“이 글은 누구에게 필요한가?”
“이 사람이 다음으로 궁금해할 것은 무엇인가?”

그 답이 다음 글이 되고, 여러 답이 모이면 목차가 된다.

내가 이미 쓴 글은 지나간 기록이기도 하지만, 다음 작업의 재료이기도 하다. 책을 시작할 곳을 찾고 있다면 빈 문서를 열기 전에 내 글 목록부터 펼쳐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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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글코치 입니다

글쓰고 책을 만들며, 콘텐츠 실험을 하고 있습니다.

온글 콘텐츠를 운영하며 전자책과 POD 출판, AI를 활용한 콘텐츠 제작에 관한 글을 씁니다.

누구나 자신의 경험과 지식을 콘텐츠로 만들고, 그것을 새로운 기회로 연결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이곳에는 직접 배우고 시도하며 발견한 것들을 기록합니다.

느리지만 꾸준히. 나만의 콘텐츠를 쌓아갑니다.